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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비밀

  • 박정일 목사
  • 조회 : 924
  • 2015.09.07 오전 10:54

시간의 비밀

 

지난 토요일(8/29) 아침 9시 35분경 이었습니다. 5층 제방으로 아내가 달려와서 다급하게 말했습니다.“교회에 불이 났대요!”벌떡 일어나 달려 나가니 허용석 권사님의 다급한 움직임과 화재경보기 소리가 들리고 있었습니다.“어딥니까?”“주차장입니다.”“신고하셨어요?”“네,했습니다.”‘내가 목회하는 교회에 불이 나다니!’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렇습니다.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수많은 일들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교통사고, 화재, 질병, 온갖 문제들이 강 건너편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감사한 것은 하나님도 강 건너편에만 계신 분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약한 연기냄새를 느끼면서 5초 만에 교회현관까지 달려 내려나갔습니다. 벌써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빌딩 숲을 메아리치며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입구는 영화 속에서 보았던 용처럼 진하고 매운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하나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도와주세요!’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이 지하에 불이 붙을 게 뭐가 있단 말인가? 굳이 탈 게 있다면 자동차일 텐데, 그렇다면 누군가가 자동차에 방화를 했거나 아니면 자기 차에 불을 내고 자살을 시도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습니다. 소방차들이 바로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빨갛고 위용 있는 이른바 불자동차 다섯 대가 왔습니다. 경찰차들도 왔습니다.

 

소방관들이 내리고 소방호스를 잡아끌며 물 뿌릴 준비를 했습니다. 네다섯 명의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장비를 착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소방관들의 동작이 슬로모션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산소 탱크를 어깨에 둘러매는데 거북이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이 보이는 겁니다. 산소마스크를 머리에 쓰는데 달팽이처럼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순간 시간의 비밀이 제 마음속에서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불이 나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그 때 제 마음에서는 1초가 아까웠습니다. 다급한 그 순간 1초라는 시간이 10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불을 빨리 꺼야하는 너무나 중요한 시간이 째깍째깍 지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소방관들은 전혀 태만하게 움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소방관들은 불을 끄는 전문가입니다. 허둥대며 서두른다고 불이 빨리 꺼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서 진화를 하는 것입니다. 소방호스가 준비되고, 소방관이 들어갈 순서가 되어야 들어가는 것입니다. 소방관들은 매우 정상적인 방법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느려도 너무 느리게만 보였습니다. 그 순간 어떤 깨달음이 밀려왔습니다.‘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보시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일하시는데 나는 초조해하면서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했구나!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있는데 그 때를 차분히 기다리지 못하고 하나님, 왜 빨리, 당장 내 소원대로 해주시지 않느냐고 원망했던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2-3초 사이의 일입니다.

 

이 불로 인해 불상사가 발생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지만 감사하게도 불이 잘 잡혔습니다. 자욱한 연기를 장비를 동원해 빼내고 보니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 잠시 주차한 분의 차량에 불이 났던 것이었습니다. 교회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자동차 내부 이상으로 자동발화가 됐던 것입니다. 차량이 전소되기 전에 진화가 되었고, 주차장 천청이나 벽 등에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소방서의 조사담당과 과학수사대의 경찰들이 현장조사를 한 후 차량은 오후에 견인해냈습니다. 송기주 권사님과 허용석 권사님이 주차장을 잘 청소해주셨습니다. 저녁 MBC뉴스가 이 화재를 짧게 다루었습니다.‘성북구 보문동에 있는 모 교회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원인 모를 자동차화재가 발생했고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허용석 권사님이 당일 저녁 경찰서에 가셔서 사건 진술을 하고 오심으로 모든 일이 종료됐습니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이번 일로 가슴을 쓰러 내리긴 했지만 하나님을 향한 신뢰의 마음은 더욱 커졌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시간)를 기다리라!”는 중요한 교훈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박정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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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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