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섭 장로 

     한광태 선생님은 내가 지금도 뵙고 싶고 늘 마음속에 그립게 느껴지는 소중한 분입니다. 그런 선생님을 소개하는 글을 쓰게 되니 내마음속에 잠재되어있던 그리움이 한꺼번에 솟아오름을 느끼게됩니다.

     한광태 선생님이 언제부터 우리 교회에 나오게 되었는지 그 시점을 지금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6․25 전쟁 후부터 50년대 말기까지 안암교회 성가대 지휘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신 집사님이셨습니다. 지휘자 한광태집사님이 성가대에 쏟은 열정은 대단하셨습니다. 성가대를 훌륭히 지휘하심은 물론 이거니와 성가대원이 볼 악보까지도 손수 등사기로 밀어서 대원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 당시는 인쇄된 악보가 귀할 뿐아니라 교회 재정형편도 여이치 못하여 지금처럼 성가곡집을 사다 보든 것이 아니라 성가곡을 구하여다가 등사원지에다 골필로 옮겨 써서 그것을 등사기에 부쳐 로-라에 등사잉크를 발라 한 장 한 장 등사기를 밀어 인쇄를 하였습니다. 등사인쇄로 선명한 악보를 만든다는 것은 여간 기술이 필요할 뿐아니라 그 복잡한 과정을 통하여 매주 악보를 공급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구차한 일이었습니다. 만드는데 기술이 필요하고 노력이 많이 드는 악보를 손수 만들어 대원들에게 공급해 주셨으니 참으로 어려운 일을 봉사정신으로 열심히 하셨습니다. 더군다나 교회재정이 넉넉치 못하여 지휘자 수당이란 아예 있을 수 없었고, 악보를 인쇄하는 필요경비 까지도 자신이 조달하면서 봉사하셨으니 당시 한광태집사님의 봉사정신과 수고하심은 참으로 큰것이었습니다.

     한집사님은 지휘능력 또한 대단하셨습니다. 음악적 재능이 풍부하셨습니다. 부활절이나 성탄절을 기해 동대문 밖 교회 연합성가대를 조직하여 축하음악예배를 드리곤 하였는데 항상 보면 여러 성가대 지휘자중 으뜸이셨습니다. 그 위에 성악도 잘하시어 테너로서의 가창력은 수준급이었습니다. 그리고 바이오린 연주자로서도 훌룽한 재능이 있어서 연합합창이 끝나고 자축연 석상에서 능숙한 솜씨로 바이오린 연주를 하여 자중을 늘 감동시켰습니다. 그럴때마다 그런 지휘자를 모신 안암교회 성가대원들은 항상 마음 뿌듯함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한광태 집사님 성품 또한 원만하셨습니다. 대원들과의 관계는 항상 아무 스스럼이 없었으며 다정한 선배 같은 또한 형님 같은 분이셨습니다. 한집사님 부인 또한 노래 솜씨가 뛰어 나는 분이셨습니다. 부인은 쏘프라노 파트에서 봉사하셨는데 지금 내 기억으로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옛날 자유당 정부시절 보건사회부 보건 국장 부인이시며 여의사였던 김영희 집사님 또한 유능한 쏘프라노이셨는데 한선생님과 부인과는 쌍벽을 이루시는 처지였습니다. 그 당시 유능한 지휘자에다 유능한 대원들이 있었기에 안암교회 성가대는 훌륭한 성기대임을 이웃교회들이 인정해 주었으며 주님을 찬양하는 훌륭한 성가대였습니다. 그런 훌륭하신 지휘자 밑에서 청년시절을 성가대원으로 봉사한 일을 되새길 때마다 마음 흐믓함을 지금도 금할길없습니다. 지금 선생님은 어데 계시는지 그리운 정 솟아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