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숙 권사

     우리들이 아끼는 사랑하던 이권사님께서 召天하신지가 마치 엊그제일 같이 기억되는데 세월은 흘러 흘러 어느덧 5年이 훌쩍 지나가 버렸군요.

그래도 기쁜때나 슬픈때나 문득 문득 권사님의 얼굴이 그중에서도 아무 말없이 씩- 그냥... 아니먼 피식 웃어버리시던 다정한 그 얼굴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것은 권사님께서 우리들에게 보여주신 따뜻한 가슴과 情 때문이었던 것을 또한 권사님께서 안계서서 텅빈 그 자리가 좀처럼 메꿔지지 않는 큰자리였음을 달이가고 해가가면 갈수록 더욱 더 간절하게 깨닫게 되더군요.

     권사님은 항상 나의 최고의 빽(배경)은 오직 하나님 한분 뿐이시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고 또 그런 確信으로 사셨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우셨던 일상생활과 子女(一男二女)의 교육면에 있어서도 한치의 차질도없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과 교역자를 존경하고 공손히 모셔야 된다는 것을 으뜸으로 여기셨지요. 그러면서 시편 11장 7절에 있는 말씀을(여호와는 義로우사 의로운일을 좋아하시다니 正直한자는 그 얼굴을 뵈오리라) 애송하셨는데 장례식을 집례하러 오셨던 김이곤 목사님께서는 따님을 통해서 그 내력을 들으시더니 권사님이 평생동안 살아오신 발자취와 성실했던 믿음의 실재를 거울 속의 자화상을 꿰뚫어 보시듯 조용 조용히 「正直」을 주제로 말씀하여 주심으로 그 자리에 참석했던 모-든 조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셨던 일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권사님은 또한 사랑을 베프시기를 좋아하셨습니다. 안암교회 교우들의 애경사때도 조금이라도 남보다 더 도와드리려고 애를 쓰셨고 해마다 봄이되면 들에나가 햇쑥을 따다 정성스럽게 개떡을 만들어서 여신도 회원 전부에게 나눠주시곤 했죠. 또 좋은 바느질 솜씨로는 색동천을 모아서 상보를 만들어서 씩- 웃으면서 돌려주시며 부끄럽지만 써보시라고 하는말도 잊지 않으셨어요. 부족하고 모자라는 저 개인적으로는 별로 도와드린 것도 없는데도 항상 사랑을 받았다고 하시며 크리스마스때만 되면 이름도없이 姓도 없이 大門안으로 꼭 김(한톳)을 집어넣으셔서 그것을 받을때마다 콧마루가 찡-해졌었지요. 정말 누구보다도 마음이 풍부하신 권사님은 진정한 의미의 부자였습니다. 다만 노령에 다리가 시원치않아 교회에 참석 못하시고 또 하나밖에 없는 아들(홍성)이 권사님 생전에 장가들기를 원하셨는데 그 소망을 이루지 못하셨던 것을 애석하게 여겼더니 권사님 召天하신후 그 기도가 이뤄저 시어머님의 이름과 똑같은 이정림씨가 子婦로 시집와 영주와 성주 두딸을 낳았고, 경자, 영자, 홍성 三男妹가 어머님의 믿음의 씨를 이어받아 모두 안암교회의 제직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또 경제적으로도 모두 自立하여 사회적으로도 으젓하게 성공하였으니 이제는 마음 푹-놓으시고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에서 영광을 누리시옵소서.

     커다란 키에 커-다란 구두를 신고 항상 자청하셔서 교회의 뒷자리에 서서 교인들의 출석상황을 체크하시던 권사님을 그리며..

                         1997년 7월 31일  이 경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