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롬! 안암교회 성도님들께 

아이티에서 안부를 전해드립니다. 그간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많은 선교사들이 코로나로 인해 본국으로 귀환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선교지를 너무 오래 비워들 수가 없어서 아이티에 남아 집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가족과 함께 아이티 방문을 해 주셨기에 거리전도용 예배시스템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 센터에서 생활하던 형제들은 그동안의 신앙 훈련에도 불구하고 훈련 전으로 돌아가 센터의 규칙을 어기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제 물건에 손을 대는 것 이외에도 여러 당부를 무시했습니다. 차를 험하게 다루의 차의 뒷범퍼와 후미등이 깨지고 타이어는 구멍이 났습니다.

가족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현지의 청년들과의 만남을 소집하였으나 참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런식으로는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차를 망가트린 청년과 3명의 자매들로 특송을 추진하고, 그것을 끝으로 더 이상 코로나로 인해 모이지 못하고 이렇게 수개월이 지났습니다. 저는 혼자 이사할 집을 찾아 다녔고 짐을 싸고 이사하고 정리하고서 3개월이 지나서야 이사예배를 드렷습니다.

코로나 펜데믹 기간 동안 국민들은 거리로 나와 데모를 하고, 강도와 납치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거리는 갱단들이 모든 것을 점령하고 갱단들끼리 전쟁하는 바람에 동네자체가 전쟁터입니다. 어느 선교사님은 제가 사는 동네로 오시다가 오토바이 강도들의 권총 위협으로 핸드폰과 지갑을 빼앗겼습니다. 어느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폭동으로 기물이 파손되었고, 그 회사 직원 한명이 살해당했습니다. 그 기업은 제가 가서 예배드리고 기도해 주던 곳입니다. 살해당한 직원은 제가 돌보던 자매입니다. 이 기업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져 아이티 총리가 직접 방문하였으나 처벌과 보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경찰 공무원들에게 13개월의 월급이 지급되지 않자, Phantom509 라는 조직을 만들어 데모에 앞장 서서 많은 차들을 불태워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는 변호사협회 회장과 부유층들 몇 명을 암살을 사주하는 사건이 있었고, 경찰들은 석방 데모를 하는 등 기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만행들이 넘칩니다. 천만이 조금 넘는 인구의 아이티에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산재하여 여러 나라들이 원조금을 보내주었습니나.그러나 이 돈들은 정부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게다가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희망 없이 사는 이 국민들의 근성은 뿌리 뽑기 힘들어 보입니다. 공항이 열리자 8월부터 선교사들이 일부 돌아왔습니다. 현지 대면 예배시작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조심스럽게 몇 몇 선교사들만 예배를 한인교회서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가끔 마트가고 교회에 모이는 일 외에는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키보드와 가타, 드럼을 치는 청년을 만났는데 은혜로 훈련받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다시 예전 삶으로 돌아갔습니다. 회복이 참 어려워 보입니다. 물가는 높고 달러가 떨어져 이곳에서 건축하는 선교사들과 기업인들의 타격도 심합니다. 경찰이 치안을 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태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이어진 데모와 외국인 납치와 같은 강도들의 기승으로 모든 선교사들이 활동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남자선교사들도 몇 명만 혼자 다니시는데 여자는 저만 있습니다.

주님의 그늘 아래 사는 우리는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주님 맞을 준비해야 할 줄로 압니다. 어느 곳이 안전 하겠습니까? 주님의 품 안에 늘 거하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군사들을 모집해서 응답받는 대로 거리예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내일이란 희망도 없이 이용당하는 이 나라 국민들에게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희망임을 성령께서 깨닫게 하시는 역사를 이뤄 주시기를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2020년 9월 26일

아이티에서 김재희 선교사